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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미래다 - 권세은 작가 개인전

05/14/2018

 

 

리알티 기획 ‘젊은 작가 발언대 – 작가가 미래다’, 권세은 전, ‘Anecdotalism’

 

 

색에 관한 지극히 주관적이고 보편적인 발견, 그 속에서의 자아 찾기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의 형태를 인식하게 하는 것은 선일까, 아니면 색채일까? 예로부터 이 화두는 많은 시각예술가들에게 논쟁의 여지를 제공하곤 하였다. 특히, 물감이나 안료 등이 나타내는 색채와 그 혼합이 빛에 의해 시시때때로 달리 인식하게 되는 색의 실체와 같을 수가 없으므로 색을 표현하는 많은 화가들을 고민하게 하고 그만큼 더 매료시켰다. 선을 많이 사용한 그림과 색을 많이 사용한 그림의 시각적 차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것이 형태를 결정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에 대한 형태인가? 어차피 ‘그림’이라는 것은 2차원의 평면이고 환영(Illusion)이며 감각의 발현이자 즐거운 놀이다.

  

 ‘Anecdotalism’, 젊은 작가 권세은이 전시 제목으로 정한 이 단어는 ‘일화(逸話)’라는 뜻을 갖고 있다. 아직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이야기. 그녀가 이러한 제목 하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예술가의 길로 발돋움하려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일수도 있고 색이나 선 등의 조형요소에 관한 자신의 실험에 대한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는 작업을 통해 그녀의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 일상 속에서 만나게 되는, 혹은 지나쳐간 사람들, 관계에 관한 미묘한 기대와 희망 등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한다. 각각의 색채에 그러한 마음을 투영시키며 자신만이 인식할 수 있는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녀가 주로 쓰는 색들은 튀는 듯 튀지 않으며 채도 또한 낮은 편이다. 색의 반대대비, 혹은 보색대비를 쓰더라도 그것들은 화면 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타자를 통해 인식되는 자아, 관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주관적이고 보편적인 우리 개개인의 모습이 색채에 투영되었다는 그녀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어쩌면 색채에 대한 우리의 감각과 인식이 원래 주관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일 수밖에 없는 성질이기 때문은 아닐까. 빛에 의해 탄생되는 다양한 색채가 그녀의 화면 안에서 채도를 떨어뜨리며 혼재해있는 모습은 자신의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소통과 공감을 지향하려는 그녀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는 듯 하다.

  

 우리는 흔히 특정한 색과 그것에 속할 수 있는 감정을 등식화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영국의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에 의하면 빨간색은 불, 혹은 사랑과 정열 등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피, 전쟁, 분노 등을 나타내기도 하고 반대로 ‘희망’을 나타내기도 할 것이며, 더 어두워지면 ‘죽음’을 상기시키기도 할 것이다. 물감 한 방울을 더하거나 빼면서 그는 또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분홍색이 ‘어린 시절’과 ‘젊음’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성적인 뉘앙스와 낭만적인 느낌, 여름날의 자유와 욕망, 새로운 생명과 아이들, 풍선껌과 솜사탕 등 전통적으로 분홍색은 ‘소녀’를 상징한다지만 그는 덧붙인다. 진짜 남자는 분홍색을 입는다고. 그가 하려는 말은 오히려 각각의 색이 모든 것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작가는 입시를 위해 작업하던 시절이 힘들었다고 한다. 정해진 색에 정해진 감정을 등식화하는 일에 염증을 느꼈었다고 말이다. 색에 관한 가장 강렬한 경험이 제주도에서 본 조개 껍데기의 무지개 빛이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아마 어떤 편견도 없이 이 모든 색을 경험하고 표현하고 싶을 것이다. 결국 ‘색’이란 것은 어쩌면 형체가 없는 듯 보이는 빛이 부유하며 드러내는 세상의 무수한 형태일 것이다. 작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를 표현하며 타인과의 소통과 공감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그녀의 일상의 변주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아티스트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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