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한국어] The Walden Pond in Our Age
Published in 1854, ‘Walden’ describes Henri David Thoreau’s experience of living in nature for two years, two months and two days away from the benefits of civilization. As a transcendentalist who lived in a cabin that he built in natural surroundings, he gives us a lesson of the importance in simple living. It is about independence as a human being, social experiment, spiritual discovery, and a sense of self-reliance that can be given by nature.
The text written in 1854 is still impressive while we live in the age of technology. The fact that we still make documentary TV programs like ‘I Am Living with Nature’ reflects that people want to live in peace and solitude in nature like Thoreau. A lot of people living in modern society suffer from new diseases like burn-out syndrome, panic disorder and stress disorder caused from pressure. They can easily relate to a quiet solitary life deep in the mountains that the program introduces. Thoreau might have felt pressure from living in the society and escaped from it while he explored the philosophies of transcendentalism and individualism to reach self-realization. Ironically, however, part of what he did while living a simple life at Walden Pond was study-civilized society. Also, when his essay was published, he was back in the city. It was not just about being self-sufficient in nature. It was about a more objective understanding of society through personal inspection by being transcendental in nature. Whether it is on one’s own will or not, each one of the participants of ‘I Am Living with Nature’ might have had the same ultimate goal of reaching self-realization and becoming a better civilized person while living in harmony with nature.
A project, ‘The Walden Pond in Our Age’ is about what artists in our age feel about nature and how they express it through their work of art. A lot of aspects of nature, such as the aspect of the kind mother of humanity and that of the artificially beautiful nature have been reflected in many artists’ works with their own inner urge. Indeed, a new nature can be presented through a work of art. It can be deeply personal and universal at the same time. It encompasses the sublimity of nature, the fear as a human being, and the thrill caused from creating a work of art. For the project, ‘The Walden Pond in Our Age’, sculptor, Kangho Shin presents a new nature and reinterprets our daily lives by exhibiting his wooden sculptures of musicians playing various instruments while musicians actually have a performance in the venue of his exhibition. It is a site where the traditional and the modern co-exist, making the audiences feel how the sense of self-reliance that Thoreau achieved is expressed in an artwork and how it affects them.
By collecting certain trees and trimming them in his own way, Kangho Shin expresses how he feels about nature, especially, the gap between our reality and nature itself. With trees that he treats with his affection, he visualizes harmony between man and nature. As the Italian sculptor, Michelangelo already knew the ideal form that he wanted to make once he saw the material, Kangho Shin converses with trees and thinks of the form of his sculpture in the process of cutting and trimming them. His artwork reminds us of the concept of the re-presentation of nature in classical art, in which presenting the ideal body of man was important. The curvy lines of his trees evoke the beauty of nature itself as well as the beauty of man that the trees imply with certain poses and gestures. They also represent various types of our contemporaries including musicians that he visualizes in his sculpture, which is related to his previous series, ‘The Spirit of Trees’. By controlling colors and texture of his sculptures and shaping them sophisticatedly, he expresses human beings living with nature harmoniously. Through the personified trees representing musicians playing various instruments and a live performance that features musicians creating beautiful melodies, he intends to show us an ideal, modernized nature, in which the beauty of nature and that of the man-made world coexist.
Artists are sensitive to nature and social phenomena. With their artistic language, they make their own document of what they experience. The project, ‘The Walden Pond in Our Age’ will encourage the audiences imagine the old days when man and the God were able to converse and relate to how artists express what they feel about nature through various experiments. With his or her own art form, each artist of the project will surely embody Thoreau’s message of achieving a sense of self-reliance from nature, which is valuable in our modern, complicated society.
- Yoonkyung Kim
우리 시대의 월든 호수(Walden Pond)
1854년 출판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i David Thoreau)의 책, ‘월든(Walden; or, Life in the Woods)’은 그가 2년 2개월 그리고 이틀 간 월든 호숫가에 손수 지은 오두막에서 문명을 등진 채 살았던 경험과 그로부터의 교훈에 관한 것이다. 선험주의 철학자(Transcendentalist)인 그는 자연 속에서의 단순한 생활 양식을 강조하며 자존적 개인으로서의 독립 선언, 사회적 실험, 영적 자아를 발견하기 위한 여정, 풍자 등을 다루고 있다. 즉 이 책은 자연을 통해 획득하는 자기 신뢰를 위한 매뉴얼이다.
문명이 발생하고 세월이 흘러 고도로 복잡한 하이 테크놀러지 시대를 살아가는 소위 ‘만물의 영장’인 우리에게 1854년의 이 책이 구시대적 유물이 아닐 수 있는 이유는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은 TV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의 선택이 소로와 같은 방법이란 사실로 증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명,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부과하는 결코 선택적일 수 없는 과중한 의무들은 번아웃 증후군, 공황장애, 각종 스트레스 장애 등 새로운 질병들을 우리에게 안겨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은 이유는 산 속으로 도피한 그네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 격하게 공감할 요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월든이 출판된 당시의 사회적 상황은 정확히 어땠을까? 개인의 성찰과 완성이 목적인 선험주의 철학에 몰두하며 월든으로 도피를 시도한 소로가 책이 출판될 즈음엔 이미 사회로 돌아와 있었다는 아이러니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계절의 자연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보장된다면 인간은 개인의 인격적 성장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가 스스로를 자연 속으로 도피시킨 뒤 한 일은 역으로 ‘사회’에 관한 연구였다. 즉 선험주의 철학의 지향점, 개인의 성찰을 통해 구할 수 있는 문명과 사회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이해인 것이다.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방법을 찾는 물리적 노력은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했다. 사업 실패로 빚을 진 채 집을 압류 당하고 산 속으로 도망쳐 왔지만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 사람도, 삭막한 아파트가 싫을 뿐 별다른 이유 없이 산으로 들어와 머리를 기르며 사는 사람도 최종의 목표는 소로와 같이 개인적 혹은 보편적 의미의 ‘성장’이 아니었을까? 은유적이고 시적인 태도로 자연 현상에 접근한 만큼이나 그것에 대해 정확하고 과학적인 관찰을 시도했던 초월주의자 소로는 결국 그저 ‘옛날 사람’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생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파악하고자 숲으로 간 소로처럼 자신을 정화시키고 자연이 주는 교훈을 경험과 성찰을 통해 깊이 되새기며 더 나은 사회인이 될 수 있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월든 호수’ 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이 느끼는 자연과 그것의 표출에 관한 한 편의 보고서이다. 영원한 어머니와도 같은 숭고한 자연, 문명에 따라 변화하는 인공적 자연 등 자연이 갖는 여러 측면을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표현해 왔다. 예술가의 의도에 의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자연은 예술가 개인의 감정, 내적 충동 등과 함께 작품 안에 표현되어 새로운 자연으로 제시된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시각 예술과 음악의 퓨전은 예술가 개개인의 감각을 동시에 투영시키고 새로운 풍경을 자아내며 일상적 자연을 재해석한다. 이러한 예술 현장에는 자연의 광활함, 미물인 인간으로서 느낄 수 밖에 없는 두려움, 그러나 또 다른 생명인 예술 작품의 창조 과정의 주체로서의 자존감 등 복잡다단한 여러 층위의 정감이 표출된다. 그 속에서 관객은 진정한 의미의 자아와 마주하게 되고 소로가 이야기하는 자연을 통해 획득하는 자기 신뢰가 각각의 예술가들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는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인체를 연상시키는 나무 조각 군락들을 설치하는 조각가 신강호는 작업을 통해 자연에 대해 느끼는 부조화와 괴리, 고정관념 등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재료가 된 자연의 부산물, ‘나무’에 대한 애정 어린 그의 손길은 소로가 이야기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시각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조각가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돌이나 나무 등의 자연 재료 속에서 이미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상화된 조각의 형상을 보았듯 신강호 작가 또한 나무의 채집 과정 속에서 자연과 대화하며 형상을 이룩하기 시작한다. 고대의 예술을 ‘자연의 모방’이라고 할 때 자연은 실은 이상적 인간의 신체이다. 자연미의 모방에서 비롯된 예술미는 역사 속에서 여러 갈래로 변형, 진화하였다. 구불구불한 선으로 왜곡시키며 제시되는 신강호 작가의 자연미는 ‘나무’라는 자연 자체를 환기시킴은 물론 인체를 암시하는 다양한 포즈와 제스처로 인해 빙켈만이 모방하라던 고대 예술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더욱 다양한 인간상으로 제시되는 현대인의 전형들을 암시하기도 한다. 그 동안 선보였던 ‘나무 정령’ 시리즈의 연장이자 새로운 시도인 ‘음악인으로 분한 나무 정령’ 조각들은 이러한 그만의 자연의 모방, 현대화된 이상미의 제시의 다양한 변주의 하나인 셈이다. 나무 속에서 그만의 방식으로 드러나던 의인화는 ‘악기’라는 오브제의 표현, 그리고 그 오브제로 대변되는 실제의 악기의 연주를 통한 또 다른 창작과 만나 자연과 인공의 조화, 그 가능성에 대해 더욱 강하게 호소하는 듯 하다. 그는 나무의 색감과 질감, 유려한 형태 등을 잘 조율하여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인간 군상을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사회 현상들에 대해 더욱 첨예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며 유일무이한 조형 언어로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한 자연을 기록하는 사람들이다. 신과 대화할 수 있었던 시절에 대한 상상, 다양한 매체의 실험의 결과로서의 예술 작품은 관객의 보다 깊은 공감과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예술가들은 복잡한 현대 사회, 오염된 자연 속에서도 이루어야 하는 자기 치유, 그에 대한 소로의 담담한 어조를 저마다의 시각으로 구체화하여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김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