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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블라주’는 콜라주를 이용해 시각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일련의 예술 작품이다. 아상블라주 작품은 스크린 인쇄 및 손으로 자른 종이로 만들어진 콜라주로 자석을 사용하여 이미지들이 합쳐지거나 분해되고 또 다른 이미지들과 구성으로 끝없이 이어질 수 있다. 작품이 설치될 때마다 그것은 새로운 이미지이며 또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작품을 구성하는 이미지들은 이전 작업에서 사용했던 추상적인 질감, 패턴, 그리고 프린트 작업과 종이 설치에서 선보인 마녀, 인어, 요정의 실루엣을 포함하고 있다. 신화적 인물들은 이야기의 역사에서 어디에나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인물들의 표현이 문화나 기후에 따라 진화하거나 다를 수 있다는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동성은 캐릭터의 묘사가 새로운 이미지로 결할될 때마다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아상블라주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특성, 가변성을 반영한다. 이 즉흥적인 과정은 또한 이전에 사용된 이미지들과 모티브의 층들이 정해진 계획없이 인쇄되는 모노프린트에도 반영이 된다. 결국 이전의 작업들 전체에 걸쳐 보여진 이미지들과 형상들은 콜라주이지만 단일하고 독특한 각각의 실크 스크린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실크스크린은 또한 이러한 이미지들과 모티브가 인쇄와 아상블라주를 통해 계속해서 재사용되고 재활용 되어질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다. 아상블라주 조각들은 콜라주 설치 또는 터널 북으로 재현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참여하여 직접 콜라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만의 시각적인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모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아상블라주가 성장할 수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 

제니 리 로빈슨 작가 노트

The body of work ‘Assemblage’ is a series of artworks created improvisationally to develop visual stories using collage.  These Assemblages are temporary collages made of screen printed and hand cut papers that are assembled on walls with magnets, and can be disassembled and assembled again into endlessly different images and configurations. Every time the Assemblage is installed, it is a new image and can portray a different story. The cutouts come from images I have used in past artwork, including abstract textures, patterns, and silhouettes of witches, mermaids and fairies that have appeared in my prints and paper installation. Mythical characters are not only ubiquitous in the history of stories, they also have a fluidity in that the representation of these characters can evolve or differ depending on the culture or climate. This changeability reflects the fluidity and ever changing nature of Assemblage, in that these characters and their portrayal can change every time they are put together into a new image. This improvisational process is also reflected in the monoprints, in which layers of previously used images and motifs are printed together without a set plan. The result is a screen printed collage using images and figures shown throughout my other works but in a singular and unique print. Screen printing is also a process that allows these images and motifs to be reused and recycled consistently through my prints and Assemblages. These Assemblage pieces also have the potential to grow into collaged installations or tunnel books. Importantly, I would like the Assemblage to grow by allowing other participants to take my cut outs and collage them together themselves, and through using my motifs, they can actively create their own visual stories.

Jenny Lee Robinson

1 Arcger Collage, Serigraphy on Paper, 39x54.5cm, 2022.png

Jenny Lee Robinson, Archer Collage, Serigraphy on Paper, 39x54.5cm, 2022

2 Mermaid Collage, Serigraphy on Paper, 39x54.5cm, 2022.png

Jenny Lee Robinson, Mermaid Collage, Serigraphy on Paper, 39x54.5cm, 2022

가장 은밀하면서도 지극히 보편적인 것들의 아상블라쥬(Assemblage)

 하얗게 흩어지는 물방울, 굽이치며 넘실대는 하얀 파도, 검푸른 물결을 따라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 매끈하고 정교한 인어의 비늘, 활 시위를 힘차게 당기고 있는 궁수나 추락하는 천사의 극적인 실루엣, 푸른 은행잎의 고운 문양 등 우리에게 익숙하고도 생경한 자연과 신화의 이미지를 한 화면 위에 마법처럼 펼쳐 놓는 작가 제니 리 로빈슨(Jenny Lee Robinson)의 서정적인 특유의 미의식의 발현은 단연 그에게 다층적인 의미를 갖는 여러 이미지의 적절한 조합, 직관에 의한 아상블라쥬(Assemblage)에서 비롯된다. 흰색과 검정, 그리고 파란색의 변주 등으로 색을 제한하면서도 복잡하고도 유려한 선묘를 통해 신비스러운 문양을 만들어 내는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파도의 모티브처럼 이 모든 이미지들을 자유로이 모으면서도 일 순간 흩어 버리며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러고 보면 작가가 직접 상정한 전시의 제목, ‘아상블라쥬(Assemblage)’는 작품을 통해 그가 이야기하는 그 많은 것들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그것은 여러 다른 요소, 매체들을 한 화면에 펼쳐 놓는 것을 이르는 미술 용어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들, 동 식물, 사물들의 집합체(A collection of things or a group of people or animals)’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기도 한다. 즉 ‘아상블라쥬’는 작가가 사용하는 미술의 기법을 이르기도 하는 말이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지속되어 온 인종, 성별, 종교 등 여러 요소들간의 갈등과 고정 관념 속에서 유토피아의 희구, 온갖 동 식물, 사물 등의 자연과 하나된 더 나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암시하고자 하는 작가의 내적 충동을 압축하는 용어일 것이다. 


종이, 천, 사진 등 다층적 의미를 지닌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즉흥적으로 시각적 내러티브를 구성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발전시켜 온 작가는 작품의 전체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요소인 각각의 오브제에 자석으로 인해 매 순간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가변성을 부여한다. 즉 그것이 추상적이든, 재현적 이미지든 하나의 오브제는 작가로 하여금 화면에 새로운 내러티브를 창조하게 하는 최소 단위의 모티브이다. 우리가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친숙하고도 낯선 역사적, 신화적 내러티브를 갖는 이미지에 추상적인 패턴이나 질감을 갖는 다양한 오브제를 함께 구성하여 한 화면에 풀어 놓음으로써 작가는 과거와 현대, 성, 문화 등에 관해 우리가 갖는 고정관념, 새로운 인식에 관해 암시한다. 여러 언어를 적으며 자신만의 지형도로 서로 다른 문화의 조화와 상충에 관해 보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던 이전 작업에서 느낄 수 있었던 다소 개인적인 서사는 실크 스크린을 포함하는 다양한 기법을 통해 보다 큰 회화, 설치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되고 끊임없이 변형되면서 실은 우리 모두가 느낄 수 있었던, 경각심을 갖고 개선해야 할 여러 이슈들을 전하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특유의 서정성을 통해 보다 깊은 공감을 자아 낸다. 번잡한 세상을 잠시 잊고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파도의 심연 속에서 보드라운 인어의 속삭임이 들려 오는 것만 같다. 결국 우리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자연’이라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각각의 아름다운 개체일 것이라고, 서로를 껴안으려 손짓하는 인어처럼 유약하고도 강인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아상블라쥬 워크샵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며 한 화면 속에서 일치와 조화를 이루게 하는 관객 참여형의 작품을 시도한다. 작가의 모티브를 사용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부여하는 아상블라쥬 작품을 통해 관객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더욱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작가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에 보편성을 더욱 부여하는, 모두가 노래 부를 기회를 갖는 하나의 퍼포먼스가 될 것이다. 이전 작품과 새로운 작품 모두에 등장하는 모티브, 다양한 사람들의 손에서 새로이 재조합되는 이미지의 향연은 그 특별한 리사이클링(Recycling)을 통해 동시성을 획득하고 자연의 순환의 원리와 같이 완성되는 예술의 특수성을 함의한다.

​김윤경 @yoonkim1052

3 선녀 Collage, Serigraphy on Paper, 39x54.5cm, 2022.png

Jenny Lee Robinson, 선녀 Collage, Serigraphy on Paper, 39x54.5cm, 2022

Jenny Lee Robinson, Extreme Focus, Serigraphy on Paper, 54.5x39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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