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vid-19 Pandemic has changed our lives in a lot of ways. While we’ve gotten used to having a meeting or class online, our way of life has been defined by new terms like ‘untact’. Now we perceive the virtual world on the internet as almost real. People who are more used to flat images of nature on the internet might not have the feeling of the sublime that old philosophers like Immanuel Kant and Edmund Burke had about nature. However, nature has inspired a lot of artists for a long time, including the young artist, Inhee Jung, who has just realized a great lesson from nature and made her work of art using nature in her new environment, Jeju.
Since people in prehistoric ages left cave paintings of animals in shamanic and religious practices, a lot of artists have been making artwork with their sense of spirituality, which is a key to understanding their emotions and the meaning of nature to them. Even in the age of high technology, what defines a human's relationship to the natural world is spirituality that can be an individual’s inner experience or belief system, allowing one to transcend beyond the present context and be part of nature. Through her recent artwork, Inhee Jung tells us how nature has inspired and changed her. Settling down in a quiet place in Jeju, she has discovered herself as a part of nature and made lots of changes in her painting. It may have been inevitable and certainly challenging for her to try something new, however, she has been using more natural colors on the canvas, which is a traditional medium compared to the steel plate that she used for her previous work. What made the changes possible for her must have been the new environment in Jeju.
A lot of artists, including the painter of German Romanticism, Caspar David Friedrich, have expressed nature as something beautiful that overwhelms and destroys human beings like in the philosophy of Immanuel Kant. Through the large colored paintings of Mark Rothko and Barnett Newman, those painters conveyed something beyond what the viewers could experience in daily life, making them cry with the feeling of the sublime like the mystery of nature or the sense of unity with God. Nature seems to be still, but ever changing, warns us of things such as climate change and inspires young artists like her even in the age of high technology today when images of nature, such as the red sunset, vast deserts and seas are perceived as flat images like a road sign and printed ads.
Unlike the way she worked on her previous series of artwork, in which she established her own rules of expressing emotions by matching words like ‘sorrow’ or ‘hope’ with certain colors and patterns, she lets the painting express itself as if following the order of nature. Having the experience of subjugation to nature, she has realized herself that has a sense of oneness with the broad universe. It is so different from the process of her previous series of artwork, ‘The Prison Notebooks’ inspired by the Italian writer Antonio Gramsci who wrote lots of essays during his imprisonment. Through those paintings of the series, she wanted to make a documentation of her inner state while locked up in her studio like him. In her new paintings, however, she quietly expresses the colors of nature, such as the reed, ellipticus plant, and snow, etc., making unique textures on her canvas as if they were the traces of nature. The ever changing nature of Jeju must have been new to her, evoking sublime emotion that she never had while she worked on ‘The Prison Notebooks’ in her old studio in the busy city. Experiencing a visual hallucination of seeing something that disappears in a flash in her garden of fantasy, she applies colors and patterns that are in between as if expressing the nature itself that seems to be quiet, but ever changing. Instead of using strong colors, shapes like a short stick and books, and letters as a visual element, she uses the colors of pastel tone, concentric circles of the stepping stones in her garden, raindrops, moonlight and the shape of her cat all of which symbolise nature to her. The beauty and sublime that old poets and artists experienced in nature, has turned into a quiet world of fantasy on her canvas. They are scenes of our daily lives that belong to the bigger universe showing the variety of nature. The garden, which is a passage to her house that keeps her warm from the wind of Jeju, might have made her feel delightful awe and keep the aesthetic distance. As the American philosopher, William James mentioned, nature nurtures her mentality and makes her communicate with it in her own visual language. Even though she is a young artist who belongs to the generation that perceives natural phenomena, such as the great plain, dark blue sea, and the sheer cliff as a flat image shown on the internet, the viewers can notice that what she pursues through her painting is to convey the sense of interconnectedness and oneness between the entire universe and her personal sphere. It is interesting that some of her paintings look similar to those of a Syrian-American artist, Etel Adnan who is in her ninety, which tells us that nature teaches us the universal truth that we realize regardless of age. Like Etel Adnan visualized oceans, mountains, and valleys in her own realistic and abstract way, she makes us peek into her garden of fantasy where the stepping stones, cats and moonlight are in perfect harmony.
Presenting nature that she has realized in her garden, she urges us to listen to the voice of nature awakening our spirituality that makes us one with the entire universe. As if she proved that it is cited in works of art, such as poems, paintings, and music, her painting allows us to stop moving. It is truly delightful that her new painting invites us into nature this bust world.
Yoonkyung Kim
팬데믹으로 인해 인간과 자연, 문화 등의 많은 측면에서 우리는 크나큰 변화를 겪고 있다. ‘언택트’, ‘거리 두기’ 등의 새로운 용어들이 생겨나면서 인터넷 세상은 실재를 능가하는 정교한 가상의 세계를 우리에게 더 익숙한 자연으로 만들어 놓았다. 비대면 수업이나 회의 등에 익숙해 지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대자연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제나 말없이 조용히, 변하지 않으면서도 실은 변화 무쌍한 자연은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제주도’라는 낯선 환경에서 비로소 자연을 담아 내기 시작한 작가 정인희의 작품 세계처럼 말이다.
오래 전부터 많은 예술가들이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그것을 시각화해 왔다. 채집과 수렵의 활동을 하던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이미 사냥을 잘 하게 해 달라는 주술적인 의미로 들소 등의 동물을 그리는 동굴 벽화를 남겼다. 과학 기술이 많이 발달한 현대에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소통하게 하는 힘은 개인의 내적 체험이나 믿음에 있다. 인간의 선험적, 영적인 힘의 근원은 자연에 있으며 그 속에서 느끼는 경외감이 시공을 초월하여 비로소 인간을 자연과 하나가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정인희 작가의 최근작에는 이전 작품들과 달리 이러한 자연의 영향이 짙게 베어 있다.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제주’라는 곳으로 거처를 옮기며 적막한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인 자신을 발견한 작가는 보다 자연적인 색, 전통적인 매체로 돌아오는 등 작품의 형식에서도 많은 변화를 보여 준다. 예술가에게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불가피하면서도 도전적인 일인데 작가에게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해 준 근원은 자연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 새로운 환경이었을 것이다.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를 비롯하여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화폭에 담은 많은 예술가들이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나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의 철학에서처럼 자연은 인간을 압도하고 심지어는 파괴할 수 있는 것,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경험의 대상으로 표현하였다. 관객을 그림 앞에서 울게도 만들었다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나 바넷 뉴먼(Barnett Newman)이 커다란 색면 회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것 또한 자연에서 받는 신비감이나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신과의 일체감 등과 같이 ‘보다 높은 것’에 관한 것이었다. 인터넷의 부작용으로 인해 붉은 노을, 드넓은 사막과 망망대해 등 자연의 이미지가 도로 표지판이나 광고 사진처럼 평평한 감흥을 주는 것으로 전락해 버린 현대에도 자연은 여전히 우리에게 시시때때로 위력을 떨치며 경고를 보내기도 하고 젊은 작가에게 변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변화무쌍한 것에 대해 속삭여 준다. 감정, 혹은 감정을 지칭하는 단어를 색이나 패턴으로 치환하는 작업으로 나름의 화법을 정립해 오던 작가는 이제 자연의 이미지, 자연이 주는 정감에 작업의 흐름을 맡긴다. 이탈리아 작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에게서 영감을 얻어 ‘옥중 수고(Prison Notebooks)’, 즉 작업실 안에서 마음의 행로를 따라 내적 세계로의 침잠을 추구하며 자신을 발견하고자 했던 작가는 이제 대자연 속에서 새로운 화법을 발견해 나가며 무언가 자신보다 훨씬 큰 존재에 이끌리는 듯 작업을 이어 나간다. 새 그림들 속에는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의 색, 담팔수 색, 하얀 눈의 색 등 보다 자연적인 색이 있다. 고요한 가운데 갖가지 빛과 그늘이 끊임 없이 형상을 만들다 작가의 캔버스 위에 안착된 것만 같다. 바쁜 도시의 환경과 네모난 작업실 안 풍경이 익숙했던 작가에게 제주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로 다가왔을 것이다. 언제나 똑 같은 것만 같은 마당 구석 구석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화폭에 옮기자고 결심한 순간 사라져 버리고 이내 다른 풍경으로 변해 있는 것을 경험했다는 작가는 오래된 것, 변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새로운 것, 변화하는 것 등 이질적인 요소들 사이에서 ‘사이의 색’, 혹은 ‘사이의 형태’를 찾았다. 즉 이전의 원색이나 짧은 막대 혹은 책의 형상, 그리고 조형 요소로서의 글자가 사라지고 보다 은은한 색, 동심원, 빗방울이나 고양이의 형상 등 보다 유기적인 형태로 자연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시인과 화가 등의 예술가들이 경험했다는 대자연 앞에서의 숭고미는 젊은 작가의 캔버스 속에서 제목처럼 ‘적막 환상’의 세계로 다소 고요하고 아득하게 표현된다. 작가가 매일 보는 마당의 풍경, 점점이 이어진 징검돌, 신비스러운 고양이, 푸른 식물들 위에 쏟아지는 하얀 달빛 등은 일견 소소한 일상의 풍경인 듯 하지만 시시때때로 그 모양을 달리 하는 자연의 변화를 여지없이 보여 준다. 마당은 유명한 제주의 비바람을 막아 주는 아늑한 집을 향하는 통로이기도 한 까닭에 작가에게 적절한 미적 거리를 제공해 주었을 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연은 젊은 작가의 정신 세계를 고양시켜 자연과의 교감을 시각 언어로 표출하게 만들었다. 대평원이나 검푸른 바다,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 등의 자연을 컴퓨터 모니터로 평평하게 떠올리는 세대일 수도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에서 아흔이 넘은 화가 에텔 아드난(Etel Adnan)의 작품과의 유사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에도 자연과의 합일, 우주의 법칙에 대한 깨달음 등이 화가의, 나아가 인간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에텔 아드난이 보았던, 그리고 화면으로 옮겼던 산과 물, 대지는 정인희 작가의 ‘징검돌’, ‘고양이 환상’, ‘달빛 환상’ 등의 작품에서처럼 추상적이면서도 사실적인 형태와 색감을 가지며 고유한 내적 세계를 시각화한 요소로 간주된다. 스스로 걸어 들어 온 적막 환상의 세계를 캔버스 위로 옮기며 비로소 자연과 하나 되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작가, 그녀가 이야기하는 ‘해방감’이 뚝뚝 묻어 나오는 색과 패턴 등을 보며 그 필력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맞닥뜨린 자연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담담히 제시하는 작가는 적막한 정원에서 마주한 환상을 가시화하며 고요 속에서 자연에 귀 기울여 보라고 속삭인다. 자연이 주는 경외감을 그림이나 시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림은 일 순간 주변의 정황을 잊게 만든다. 자연을 담은 예술 작품이라니, 그것도 우리 시대에, 생각해 보면 젊은 작가의 새로운 그림들은 정말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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