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zing 바라보다


Gazing by Hyungkyung Kang 90.9x60.6cm Mixed Media on Linen 2020
강현경 바라보다 90.9x60.6cm 린넨 위에 혼합매체 2020

Artist Hyunkyung Kang makes paintings of flowers, trees, and various animals, reminding us of nature with certain colors and patterns. She depicts the subject of her painting so realistically, but the nature that she represents on her canvas is like a mirage symbolizing the transience of life. It is not about the scenery that we see. It is more about a world in her mind, an idealistic world that she dreams of.


How much do we know about nature? Due to abnormal climate changes like monsoons, hurricanes, tornadoes and blizzards, we have seen the other side of nature. With an excuse to contribute to the march of civilization, human beings have continued in their destruction of nature, bringing ecological catastrophe. In fact, natural disasters are a warning from nature. Hyunkyung Kang makes us realize the power of nature by depicting the eyes of fierce animals like a leopard, which attacks prey with astonishing velocity. Also, those cheetahs and leopards walking on the grassy plain leisurely with their sorrowful eyes are like us pretending to be strong, but feeling empty.


Hyunkyung Kang learned the philosophy of the unity of the ego and the outside world when she felt the death of her dog dying on the floor in her house. She buried him in her heart while looking into his eyes right before they were closed forever. Memories of her dog, the time that she spent with him have turned into something that lives forever. What she felt on the death of her dog can remind us of a dream that the Chinese philosopher, Zhuang Zhou once had, which was about a butterfly that he turned into. He asks us who had the dream. It might have been the butterfly that turned into Zhuang Zhou in its dream. Like the story of Zhuang Zhou’s dream, the way she deals with the subject of her painting is not about perceiving an existence superficially. It is like how a poem is written and reveals the truth. The way the subject of her painting is depicted is so realistic, as if the animal was about to pop out of the painting. As the viewer gets close to the painting, however, all he perceives is just patterns that are lots of dots on the animals and white lines that make the shape of tree leaves of the painting. All of them contribute to making a scene of her painting, but they seem to vanish into thin air at the same time. For a long time she has made lots of paintings, experimenting lots of materials. However, what she draws or paints might not be very important because it is not really about making an image. It is about depicting what she perceives in her heart.


A lot of artists make artworks about nature. For some artists, a tree can be a symbol of nature while the blue ocean can be the one for others but everything is born in nature. As human beings, we are all a part of nature, and it is true that the way an artwork is made somewhat resembles the order of nature. Looking into the eyes of the animals leaning against each other, the viewers might experience all sorts of emotions like what we all feel about nature.


- Yoonkyung Kim




강현경 작가의 그림 속에는 늘 자연에 관한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떠올릴 수 있는 선과 색채 등으로 된 이미지들이 존재해 왔다. 강한 색채와 패턴을 자랑하는 꽃, 나무, 그리고 다양한 동물 등 그녀의 그림에 나타나는 자연적 요소는 자신의 무의식에서 발현된 인위적인 자연, 즉 이상화된 자연의 표상이다.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느낀 자연을 화폭에 풀어 놓는다. 더 이상 사실적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묘사를 보여 주는 필력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제시하는 자연적 대상은 실은 하나의 신기루와 같다.


우리는 자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파와 폭설, 집중호우, 가뭄 등 최근 일어나는 이상 기후 현상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자연의 이면을 보여 주는 듯하다. ‘문명’이라는 허울 아래 자연은 몸살을 많이도 앓았다. 그러고 보면 강현경 작가가 그리는 맹수들은 예고도 없이 우리 삶의 터전을 폐허로 만들어 놓는 자연의 파괴력을 연상시키게 한다. 또한 맹수지만 텅 빈 듯한 슬픈 눈으로 초원을 어슬렁거리는 치타나 표범 등은 실은 두려움 가득한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


강현경 작가는 자신의 반려견의 죽음을 목도하는 짧은 순간, 그 경험을 통해 자연과의 일치를 배웠다고 한다. 익숙한 마당 한 켠에 누워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작은 동물을 마음 속에 영원히 담는 법을 말이다. 반려견과 함께 했던 시간, 추억들이 설명할 수 없는 무엇으로 바뀌고 한 순간 영원히 죽지 않는 자신의 일부가 되는 강한 경험은 자신이 꿈 속에서 나비가 된 건지 나비가 꿈에 자신이 된 건지 모르는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의 우화를 떠올리게 한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물아일체(物我一體)’ 사상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강현경 작가가 작품 속 대상을 대하는 방식은 감각적, 피상적 존재 인식이 아니라 마치 시가 만들어 지는 과정처럼 홀연히 다가갈 수 있는 진실에 관한 것이다. 그려 놓은 동물들이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 튀어 나올 것처럼 일견 사실적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미색의 몸통 위에 그려 놓은 무수한 점이나 빼곡한 털들이 결국은 하나하나의 패턴이라는 것, 초록 바탕을 은근히 드러내는 하얀 나뭇잎은 숨을 고르며 한 줄 한 줄 그어 내려간 선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늘 다양한 재료로 꾸준히 실험해 온 강현경 작가에게 어쩌면 대상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바라보는 대상과 캔버스에 투사되는 대상 등의 이미지는 눈으로 본 이미지가 아니라 마음으로 본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많은 작가들이 자연을 모티브로 작업을 한다. 어떤 이에게 자연은 푸른 바다일 것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한 그루의 나무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연의 일부이며 그것을 더욱 첨예하게 느끼는 예술가들에게 작업이란 곧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서로에게 기댄 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두 마리의 표범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금새 어딘가 먹먹하고 슬픈, 복잡한 심경이 되어 버린다. 지칠 줄 모르는 인간의 이기심이 더 많은 재앙을 불러 오고 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의 자연은 그 모습을 달리 할 것이다. 그녀가 그려 내는 맹수의 눈에 그러한 아쉬움이 가득 담겨 있는 것만 같다.


김윤경